2013. 11. 25. 18:26
-[1주 1연성] 7주차 주제: 비 오는 날, 버스 정류장에서 우연히 만난 너는 우산이 없었다



 

 
 밖에서는 아직도 비가 내렸다. 저녁부터 미친듯이 쏟아붓던 빗줄기가 조금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거센 소리가 창문을 타고 들려왔다. 아직 닫아놓지 않은 창문 앞은 아마 몰아쳐둔 비때문에 축축할 것이다. 지금 일어나서 제대로 닫아두지 않으면 일어나서 뒷정리가 힘들어질 터였다. 분명 머리로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조금도 움직이고 싶지 않은 마음에 그대로 눈을 감았다. 새벽 2시가 넘어가는 시간이었다. 내일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 잠에 들어야 하는 시간은 예전에 지나갔다. 지금 당장 자지 않으면 내일 피곤에 찌들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시끄러운 빗소리가 거슬리는 탓도 있었지만, 그것보다 더 거슬리는것은, 자신의 옆자리에서 들려오는 내 것이 아닌 숨소리때문이었다. 숨소리에 깃들어있는 너의 목소리 때문에, 잠이 오지 않았다.
 
 
 너는 비에 젖어있었다. 버스에서 내려 너를 처음 보았을 때, 나는 헛 것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5년? 아니, 그것을 넘는 시간동안 보지 못했던 사람이었다. 오랜만에 보는 너는 조금 더 성숙해 있었고, 어른이 되어있었다. 바닥에 어지러이 흩어져있는 담배가 네가 얼마나 긴 시간동안 이 곳에 있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비를 피할 수 있는 버스 정류장이라는 곳에서, 이렇게 젖어있다는 것은 무언가를 기다리느라 비오는 와중에도 계속 바깥을 들락날락 했다는 것일까. 대체 네가 기다리는 것이 무엇이기에 네가 살지 않는 이곳까지 와서 이렇게까지 젖어있는 것일까. 너를 이렇게까지 기다리게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너는 내가 얼마나 보고싶어 했는지 아는 것일까. 그렇게 모질게 너를 쫓아내며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는 것일까. 그렇게 너를 잊으려 애쓴 나를 알고는 있는 것일까.

그렇게 너를 바라보고 있는 나의 존재를 눈치 채지 못한 듯 몇 대 째일지 모를 담배를 입에 문 네가 괜히 원망스러워 라이터를 집어드는 너에게서 담배를 빼앗았다.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너에게서 청년의 향기가 물씬 풍겼다. 어린아이답게 말랑말랑하던 피부는 더이상 없고 밤을 샌 것인지 푸석푸석해진 피부만이 나를 반길 뿐이었다. 아니, 반기기는 할까 싶었다. 성인도 되지 않았던 너에게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는 알고 있었다. 사랑과 동경조차 제대로 판단하지 못할 제자를 멋대로 휘두른 천하의 나쁜놈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아무런 할 말이 없었다.

점점 커가는 너에게 죄책감이 들었다. 처음 고등학교에 들어와 풋풋하던 신입생이 학교 생활에 적응해가며 성장해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너를 바라보는 여학생들의 시선을 볼 때마다 이를 악물기 시작 한 것은 네가 고3이 된지 얼마 안되서부터였다. 나를 따라 피우기 시작한 너의 담배를 보면 화까지 나기 시작했다. 졸업식 전날, 너를 안으며 이게 마지막일거라고 생각하니 괜히 심술이 나서 내 밑에서 겁에 질린 너에게 심한 짓을 했던 것 같았다. 졸업식 당일 온통 퉁퉁 부어있는 너의 눈을 보기 싫어서 일부러 모르는 척 했으나 계속해서 나를 바라보던 너를 알고 있었다. 식이 끝나고 급하게 도망가는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네가 무슨 말을 할까 무서워 안들리는 척 걸음을 재촉했다. 나의 집을 알고 있는 네가 언제 찾아올지 두려웠기에 그 이후로 집 밖으로 나가는 데에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사직서를 몇 번이나 거절당했다. 한참 후, 네가 이사를 갔다는 소문을 듣고 나서야 간신히 일상생활을 원래대로 추스를 수 있었다. 이렇게 끝내면 된다고 생각했다.

 
" 선생…."


 네가 부르는 소리에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쳤다. 서서히 몸을 일으키는 것이 보여 이 곳에서 도망치고 싶다고 생각했다. 차마 너의 눈을 마주 볼 수 없어 고개를 숙이자 손 끝이 덜덜 떨렸다. 숙여진 시선의 끝에 나에게로 다가오는 너의 신발이 보였다. 귀를 울리는 옷의 마찰소리에 몸을 떨자 내가 잡고 있는 우산의 손잡이를 가져가는 손이 보였다. 안 가? 자연스럽게 나의 우산을 들고 간 너는 아무렇지도 않게 나에게 물어왔다. 먼저 앞서나가는 너의 뒤를 쫓다보니 마치 너와 내 처지가 역전된 것 같았다. 항상 나의 뒤를 쫓던 너의 등은 예전보다 조금 더 넓어지고, 또 단단해져 있었다. 나보다 약간 작았던 키는 어느새 비슷해진 것 같았다. 차마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너는 왜....아........ 내가어덯게알아아ㅓㅂ;샤머;ㄴ이사버;시먀ㅓㄴ시ㅏㅓㅁㄴ;시아ㅓ재ㅑㅈㅅ;3ㅓ 아이고 보는 내가 다 힘들어서 더이상은 안되겠다 긴파치 바보멍충이ㅣㅣ이아아ㅏ~!!!ㅏ아아아ㅏㅏㅏ아~~ 죄송합니다... 슬럼프가 왔는가보다... 도저히 더이상은 못쓰겠어요 이걸 2주가 넘도록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미치겟당.... 긴히지 결혼이나 해버려 이 둔탱이 아저씨들아 결론은 했다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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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리쿠
2013. 1. 30. 02:07

“ ...자냐?”

 

상대의 감은 눈은 조금의 미동도 하지 않았다. 긴토키는 몸을 크게 들썩이며 그와 마주보기위해 몸을 돌렸다. 여전히 미동은 없었다. 큰일을 치루고 난 후의 그는 항상 이렇게 깊이 잠에 들곤 했다. 평소의 그는 깊은 잠에 빠지지 않았다. 보안이 철저한-경찰조직인 이상 당연했다.- 둔영의 안에서는 어떨지 몰라도, 최소한 자신이 보는 그는 그랬다. 자신과 아무런 짓을 하지 않고 잠을 청할 때에나 우연히 발견했을 때에도, 그는 자신이 조금의 인기척만 내도 잠에서 깨어 사나운 눈빛으로 자신을 노려보다가, 해결사냐, 하고 날카롭게 반응하면서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곤 했다. 잠을 깊게 자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긴장을 하고 있는 뜻이었고, 그가 ‘그’ 신센구미의 부장인 만큼 당연한 긴장감이었다. 제대로 자지 못하는 그를 보면, 꼭 예전의 자신이 생각나 쉽게 고개를 돌려버릴 수 없었다. 나라를 위해 검을 들었던 자신에게 주변은 온통 적이었다. 눈을 붙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선잠을 자면 싸움터가 보이고, 늘어서있는 시체들이 보였다. 적들은 자신의 목을 향하여 검을 들이밀고 있어서, 잠에서 깨어봤자 끈적끈적하게 달라붙은 악몽은 떨어질 줄을 몰랐다. 즈라는 그것을 업이라고 했다.

 

너도, 누군가를 밟고 베며 올라선 자리이니 분명 질척거리는 것으로 가득할 것이다. 잠을 제대로 잘 수 있을 리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세상모르게 자고 있는 너를 보면 깨울 수가 없었다. 매일 티격대는 남자에게 깔려 온통 엉망이 되어 흔들리고는 뻗어버린 너는 분명 꿈도 못 꿀 정도로 평온하게 자고 있을 터이다. 곱게 감긴 눈을 보고 있노라니 키스도 하고 싶고, 잔뜩 흐려지게도 만들고 싶지만 그것을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긴토키는

 

 

 

 

 

여기까지~_~ 뒤를 쓰고싶었는데 십시일반으로 낸거랑 너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용이 똑같아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항상 이런내용만 쓰는건가..?->기각 했습니다

결말은 사실 히지카타는 시체였다는 그런......ㅎ... 긴토키가 히지카타를 납치하고 범함->잔뜩 사랑한다 말하고 애정을 표현함->다른 신센구미 대원들이 부장님을 찾으러다니다가 발견->긴토키가 행복한 얼굴로 자고있지만 옆에 있던 히지카타는 죽은 후였다 뭐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이것도 십시일반으로 낸것도 순전 얀데레라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리쿠님 얀데레 짱조아하네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맞습니다 제가 소설을 구상하면 반이상 얀데레임^^;;;;; 얀데레 러브 얀데레 헉헉 거기에 쌍방향이면 어이구ㅏㅁ사하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으휴흐ㅠㅡ그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맨날 이런 우울하고어두운내용만 써서 죄송합니다 제가 우울한 사람이 아닌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ㄷㅔ 왜 다들 우울하지 이상하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녹우로 얀데레시리즈 머 이런것도 구상중인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얀데레 좋져 저도 좋아함^^!!! 다들 좋아해주세요......... 암튼 쓴 나님 수고했음

Posted by 하리쿠
2013. 1. 18. 23:24

으아아앙. 옆에서 뒤뚱뒤뚱 걸어가던 분홍색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입은 애기가 꽈당! 하고 넘어지고는 울음을 터뜨렸어. 나도 저렇게 어렸을 때에는 넘어지는 걸로 울고 그랬는데. 아, 지금은 아니야! 토시로는 남자인걸! 아파도 꾹꾹 참는다구. 긴파치 형아 선생님께서 20분째 초코맛 젤라또를 먹을까 딸기맛 젤라또를 먹을까 고민하는 동안 전혀 손을 놔주지 않아서 난 울고 있는 아이에게 다가가지도 못했어. 예쁜 머리띠를 하고 있는 머리를 살짝 쓰다듬어주면서 아픔아 날아가라, 하고 주문을 걸어주고 싶었는데. 앗, 엄마가 왔어! 내가 해주고 싶었던 걸 대신 해줘서 조금 안도했어.

…볼에 뽀뽀해주는 건 생각 안해봤던 건데…….

부럽다……….

범죄에요, 선생님.

Sakata ginpachi X Hijikata toushirou

write by, 하리쿠

화창한 휴일의 어느날 이었다. 학교도 쉬겠다 하루종일 집에서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고 뒹굴뒹굴하며 점프나 뒤적거리려는 긴파치의 계획은 갑자기 찾아온 불청객 때문에 산산조각이 났다. 찾아온 사람은 평소에 많이 신세지던-분리수거하기 귀찮은 쓰레기를 몰래 갖다놓는다던지, 반찬이 없을 때 얻어온다던지, 술 취해 잘못 문을 두들길 때 받아주며 숙취를 도와준다던지- 옆집사람이었다. 오랜만에 찾아온 학생 아닌 손님이 자신의 엉덩이만큼도 오지 않는 아이의 손을 꼭 붙잡고 있는 남자라니. 이건 뭐 툭하면 무단침입으로 집을 점령하며 밥통을 바닥내는 자신의 반 천덕꾸러기 카구라만큼의 불청객이라고 생각하며 인터폰 너머로 보고있던 긴파치는 문을 열었다.

그리고, 카구라보다 더한, 다크마타를 들고 찾아오는 오타에보다 더한 불청객이란 생각을 한 것은 대화를 나누자마자였다. 남자의 부탁은 하루만 그 꼬맹이를 맡아달라는 거였다. 바람난 남편이 데려온 자식이라는 둥의 이유로 집에선 별로 환대를 받지 못한다는 꼬맹이의 사정은 말 그대로 꼬맹이의 사정이었으므로 긴파치는 전혀 조금도 네~버 관심이 없었다. 그래도 장남이라는 이 남자만큼은 잘해주는 모양이었는데, 오늘은 사정이 있어서 하루종일 밖으로 나가있어야 해서 다른 가족들이 무슨 짓을 할 지 모르겠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하도 신세를 많이 지는 신세라-월급날 일주일 전부터 밥을 얻어먹으러 다닌다던지, 집주인 할망구(오토세)가 집세를 받으러 올때 미리 연락을 넣어 도망칠 수 있게 해준다던지, 집 앞에서 시끄럽게 떠들며 문을 열라고 으름장을 놓는 카구라를 대신 상대해준다던지- 차마 거절할 수 도 없었던 긴파치는 하루종일 뒹굴뒹굴한다던 자신의 계획에 히지카타 토시로, 라는 꼬맹이를 집어넣었다.

" 안녕하세요…."

긴파치 형아야. 라고 소개를 받자-형이라고 불릴 나이는 아니었지만- 조그마한 목소리로 히지카타 형씨의 뒤에 꼭꼭 숨어서 눈만 빼꼼히 내밀고는 인사를 하는 토시로의 첫인상은 '눈치를 본다' 였다. 집에서 환대를 못받아서 그런지 처음 인사할 때도 자신과 눈을 마주치지도 못하고 머뭇거리는 것이나, 형씨가 간 후에도 집 현관에서 우물쭈물 대는 것을 보니 그랬다. 어서 들어오라고 재촉을 하자 깜짝 놀라서는 후다닥 신발을 벗고 그것을 가지런히 해놓은 뒤 거실 소파에 얌전히 앉아있는 것 또한 그랬다. 행동 하나하나가 어른들의 눈치에 의해 지어진 인형같았다.

월급을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아 자신의 찬장에 과자며 초콜렛이며 하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단 것들이 잔뜩 들어있었기에, 긴파치는 대강대강 주스와 함께 그것들을 탁자 위에 올려주었다. 허리가 90도로 꺾일 정도로 인사를 하고 주스를 집어드는 아이는, 자신이 가끔 옆 집에 있을 때 형씨와 놀면서 보이던 활발한 모습따위를 눈꼽만큼도 찾을 수 없었다. 불쌍한 아이,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가지고서 는 것은 아이의 이러한 모습을 보는 것과, 사람들이 많은 곳에 있을 때 조용히 시키려는 본능밖에 없어서 긴파치는 금방 아이의 집안환경을 눈치챌 수 있었다. 하여간, 세상엔 형씨처럼 좋은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라니까.

자신의 눈치를 보느라 티비를 보지도, 함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토시로를 보며 긴파치는 밖으로 나가기로 결심했다. 아직 봉지를 열지도 않은 과자를 그대로 내팽겨치고는 토시로의 작은 손을 잡고 밖으로 이끌었다. 곧 30살인 아저씨를 밖으로 내모는 짓을 하다니. 못쓰겠구만, 토시로 군은. 그래도 명색에 선생님이니까 오늘 하루는 제대로 책임져 주겠다 이말이야. 신발을 신으며 말을 건내자 토시로는 조금 기쁜듯 한 표정을 지었다. 네, 긴파치 형아 선생님. …호칭은 조금 이상했지만.

그렇게 의욕만 420%로 밖에 나온 긴파치는 자신이 이렇게 어린 아이와 놀아준 적이 없다는 것을 금방 깨달았다. 애초에 고등학교 선생님이었으므로 중학생 이하 아이들을 상대해 본 적도 별로 없었던 것이었다. 어쩌지, 하고 고민하던 긴파치는 일단 주변의 공원으로 가기로 했고, 거기서 발견한 젤라또 가게에 순전히 자신이 먹고 싶다는 이유로 먼저 향한 것이었다. 결국 자신은 딸기, 토시로는 초코로 결정하고-만일 여기서 자신이 먹지 못한다고 딴지를 거는 사람이 있다면, 선생님은 먹는 것이 아니라 초코 젤라또를 시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고 말해주지!- 주문을 마친 긴파치가 토시로에게 (뒤늦게) 의견을 물어보았고, 토시로는 당연히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부터 자신의 의견을 내세울 것이라고 생각하고 물어본 것은 아니었지만, 진짜 별다른 의견을 말하지 않아서 긴파치는 조금 기분이 미묘해졌다.

" 너 말야. 애들이랑 놀아본 적 없냐?"

주문한 젤라또를 받아들고, 공원의 가운데에 있는 기구를 가르키며 놀아라. 하고 대강 토시로를 보내놓고 의자에 털썩, 주저앉은 긴파치는 곧 자신을 따라와 옆에 앉는 토시로를 보며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건내었다. 이왕 더운 날씨에 아이스크림을 사줬는데 그것을 들고 아이답게 놀고있는 애들과 금방 어울려서 노는 모습을 상상했던 긴파치는 곧 그것이 이 아이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란 것을 깨닫고 말이라도 걸어본 것이었다. 초코 젤라또의 끝을 약간 베어먹은 토시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 그럼 놀이터에서 놀아본 적은?"

" 형이랑 조금…."

하아. 한숨을 내쉰 긴파치는 잠자코 젤라또를 마저 먹고, 토시로가 다 먹을때까지 기다리더니-그동안 둘 사이에는 아무런 말도 오가지 않았다.- 거의 다 먹었을 때 즈음 벌떡 일어났다. 토시로가 끈적거리는 작은 손을 핥다가 깜짝 놀라 긴파치를 올려다 보았다. 그대로 긴파치는 토시로를 번쩍 들어 성큼성큼 기구를 향해 갔다. 처음엔 몇 번 바둥거리던 토시로도 긴파치가 향하는 곳을 보고는 결국 얌전해 졌고, 긴파치는 그런 토시로를 그네 위에 앉혔다. 토시로의 영문이 모르겠다는 표정에 긴파치는 괜히 머쓱해졌다.

" 거 참, 귀찮게. 난 꼬맹이들이랑 놀아준 적이 없단말이다. 고3 애들 상대하는데도 바쁜 어른이라고. 너네 그…. 타, 타치바나-아님- 형씨처럼 잘 놀아주진 못하지만 그네정도는 밀어줄 수 있다는 거지. 이걸로 봐줘라."

" ………네!"

처음으로 들어보는, 토시로의 힘찬 대답이었다. 긴파치는 올라가는 입꼬리를 그냥 내버려두기로 했다.

긴파치가 열심히 밀어주는 그네를 타고 있는 토시로는 무척 재미있는 듯 했다. 곧 30줄인 긴토키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무척 밝게 웃고 있었기에 그러려니 하기로 했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는 긴파치가 정말 애들을 놀아준 경험이 없다는 것이었고, 그렇기에 아이의 가벼운 몸무게에 따른 힘조절을 못했다는 것이었다.

" 토시로!!!"

조금이라도 더 위로 보내어 재미있게 해주고 싶은 욕심에 긴파치가 미는 손에 힘을 주자, 위로 올라가던 토시로가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떨어져버렸다. 꽤나 위로 올라간 상태에서 떨어졌기에, 얼굴부터 바닥에 부딛쳐버린 토시로는 일어나지도 못하고 얼굴을 바닥에 박은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여전히 흔들리는 그네에게 부딛치는 2차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그네를 대강 정지시킨 긴파치는 토시로에게 달려갔다. 꿈틀꿈틀 일어난 토시로는 발갛게 달아오른 코를 부여잡고 그렁그렁한 눈물을 간신히 집어삼키고 있었다. 가득 차오른 눈물이 금방이라도 떨어질듯이 위태위태하게 흔들거렸다.

" 괜찮아!?"

" 네…."

토시로는 그 와중에서도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 인지 애써 소매로 눈물을 닦고는 비틀비틀 일어나 무릎에 뭍은 흙먼지를 털어내었다. 잔뜩 까진 무릎에 작은 손이 닿을때마다 토시로의 얼굴이 움찔움찔했다. 괜찮아요. 토시로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도대체, 얼마나 애를 몰아세웠으면.

쪽.

아이답게, 조금 더 어리광 부려도 될텐데.

토시로의 커다란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한순간에 상처의 아픔이 사라지는 마술이었다.

-fin.

 

Posted by 하리쿠
2013. 1. 18. 23:23
내가 사는 도시에는 괴담이 하나 있다. '건드릴 수 없는 무덤' 이라고 도시 한가운데 있는 무덤인데, 그곳에 도로를 놓거나 건물을 지으려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한 번도 그 무덤을 밀어버리거나 파헤칠 수 있었던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강제로 손을 대어도 다음 날이면 다시 원상복구가 되어있으며 건든 사람은 저주를 받는다는, 그런 괴담을 가지고 있는 무덤. 이젠 아무도 건들 생각조차 하지 않는 그런, 잔디 위에 그저 놓여있을 뿐인 무덤.

무덤 옆의 긴토키씨

Sakata gintoki X Hijikata toushirou

write by, 하리쿠

" 잘 가요, 곤도 씨."

보통 거리에서 보이는 하교장면이었다. 더운 여름날, 히지카타는 두갈래로 갈라져있는 골목길 앞에서 곤도를 집으로 보내며 그의 뒷모습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날은 점점 더워지고 아무리 학교에서 지정해준 여름용 하복을 입어도 더웠기에 그의 손에는 아이스크림 하나가 들려있었다. 곤도의 뒷모습이 점점 작아질 무렵 히지카타는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피더니 자신이 오던 길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누구 아는 사람이라도 만나면 큰일이 나는 것 처럼 조심조심 새앙쥐처럼 발걸음을 옮긴 히지카타가 향한 곳은, 그 '괴담'의 주인공인, 무덤이었다.

정말 도시 한가운데라는 표현이 사용된 이유는, 보통 도시와 다름없는 건물들 사이에 골목길이 하나 나있고, 그 사이로 들어가면 어울리지 않게 무덤 하나가 떡하니 있기 때문이었다. 저주를 받는다며 그 근방에는 건물같은 것을 세우지 않아서 나름 아늑한 공간이지만, 그 덕분인지 아무도 오가지 않아서 제멋대로 자란 풀들이 그 곳의 음험한 분위기를 더해주고 있었다. 히지카타는 다시 한 번 아무도 자신을 보지 않는지 주위를 살핀 후에 조심히 건물 사이로 들어갔다. 높은 건물들에 가리어 햇빛도 거의 들어오지 않는 공간에 히지카타가 매번 납시는 이유는, 지금 무덤에 기대 누워있는 한 사람 때문이었다.

사람, 이라고 하는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 어라, 오늘도 왔네."

" 못 올 사람이라도 왔다는 거야?"

그 사람은 히지카타가 무덤이 있는 공간에 발을 드민 순간 일어나며 말을 건네었다. 더운 여름날임에도 불구하고 짙은 검정색의 기모노로 속살을 꼼꼼히 감춘 긴토키의 피부는 항상 가리고 있는 사람이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갈색빛으로 태닝되어 있었다. 금색 실로 자수가 놓여있는 고급스러워 보이는 검정색 기모노에 건강미를 자랑하는 갈색 피부와 옷 라인으로 알 수 있는 탄탄하게 다져져있는 몸이 무척이나 잘 어우러져 있었다. 거기에 일본인 답지 않은 은발에 붉은 눈까지 합쳐져, 아무리 봐도 일본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는 남자였다. 히지카타는 그 사람을 긴토키, 하고 매우 친근하게 불렀다.

히지카타가 무덤 가까이 다가가자 긴토키는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는 그의 왼손을 낚아채어 날름, 그것을 입에 넣었다. 히지카타가 반정도 먹은 아이스크림은 달달한 딸기맛이 났다. 그것이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지 긴토키의 표정은 반쯤 풀어져 있어서, 히지카타는 오늘에야 말로 자신의 궁금증을 해결하리라 마음 먹었다. 사실 그것을 위해 이곳까지 아이스크림을 들고 온 것이기도 했다. 입을 열려는 순간, 입 안으로 들어오는 딸기맛이 없었더라면 히지카타는 그것을 바로 실행할 수 있었을 것이었다.

히지카타가 그를 '인간이 아니다', 라고 결론을 내린 것은 처음 만났을 때 부터였다. 여기에 이사온지 얼마 되지 않은 히지카타는 무덤의 존재조차 몰랐었고, 곤도와 오키타를 통해 접해 들은지 몇 일 되지 않아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직접 찾으러 온 것이었다. 처음 발견했을 때에는 어린아이들이 놀기 좋은 장소라고 생각했고-가운데 무덤만 없었더라면-, 가까이 가면 안된다는 말을 들은 것도 그 다음이었기에, 히지카타는 아무런 생각 없이 무덤에 가까이 다가갔었다. 그리고, 긴토키는 무덤 뒤에서 나타났다.

무덤지기라도 되는 줄 알고 지레 사과라도 하려했던 히지카타와는 다르게 긴토키는 조금 놀란듯한 표정을 지어보이더니 이름을 물었다. 히지카타가 대답을 해주자 긴토키는 납득했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이름을 밝히었고, 긴토키가 히지카타에게 다가가려는 순간 오키타의 목소리가 들려와 둘의 대화는 그대로 끊겼었다. 왜 여기있냐는 오키타와 몇 번 대화를 하고 히지카타가 그에게로 고개를 돌리자 그는 이미 사라져 있었고, 오키타의 손에 이끌려 히지카타는 그대로 그 곳을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거기서 저주라도 받아서 죽으려는 작정입니까, 히지카타야? 그건 찬성이지만 이왕이면 제가 보는 앞에서 죽어주시지요. 라는, 밉살맞은 목소리를 들으며.

그 후로, 히지카타는 매일같이 그를 찾아갔다. 두번째엔 그가 인간이 아니라는 확신을 가지기 위해서, 세번째도 비슷했고 네번째도 별 다르지 않았다. 처음부터 신경이 쓰였던 그와 그렇게 한달이 지난 지금에서는 어느새 키스, 심하면 그 이상을 나누는 사이가 되어 있었다. 왜 갑자기 그렇게 발전을 했냐고 물어보면 딱히 할 말이 없었던 것이, 자연스럽게 입을 겹쳐오는 그를 히지카타는 처음부터 밀쳐낼 생각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혼자라고 했다. 히지카타는 이것이 그에 대한 연민인지, 인간이 아닌 것과 키스를 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인지, 아니면 정분인지도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것을 받아들였고, 그 뒤로는 키스같은 것은 자연스러운 그들의 인사가 되어있었다.

" .. 읏, 좀 깨물지,"

마. 마지막 말은 긴토키의 입 속에 먹혀들어갔다. 긴토키는 집요하게 입술을 깨무는 것을 좋아했기에 히지카타는 짜증을 내면서도 그를 받아주었다. 타액으로 적셔진 입술 사이로 매끄럽게 파고드는 혀는 자신의 그것보다 달콤한 느낌이라 히지카타는 인상을 찌푸렸다. 애초에 단것을 좋아하지도 않는데 그에게 주기 위해 사온 것이었다. 비록 날이 너무 더워 몇 입 베어물긴 했지만, 그도 그것을 알고 자연스레 가져간 것이겠지. 긴토키의 커다란 손이 히지카타의 뒷통수를 붙잡기가 무섭게 몸이 뒤로 쓰러졌다. 긴토키는 한 눈에도 어른이었고, 아직 고등학생밖에 되지 않은 히지카타가 이겨내기엔 어려운 벽이라는 것이 존재했다. 몇 번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느껴지는 연륜도 그랬고, 이러한 것에서의 힘도, 테크닉 또한 그랬다. 긴토키의 혀는 처음부터 히지카타 입 안의 내벽을 탐하는 것에 특화되있다는 양 힘들이지 않고 히지카타의 찌르르 울리는 부분도, 신음을 뽑아내는 방법도 알고 있었다. 히지카타는 반쯤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다소 거친 느낌이 있는 그의 키스-혹은 그 이상-를 받아내는 것은 단순히 히지카타가 예전부터 지금까지 해오는 검도 덕분에 다져진 기초 체력이 밑바탕에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았다. 덕분에, 히지카타는 첫 관계때에도 꼴사납게 기절하지 않고 버텨낼 수 있었다.

긴토키가 혀를 섞으며 목구멍까지 살덩이들을 밀어넣을 때에는 읏, 하고 입 안을 울리는 신음을 막을 수가 없었다. 긴토키는 툭하면 그것을 유도해 내곤 했지만 히지카타로써는 전혀 내고 싶지 않은 종류였기에, 자신도 모르게 흘리고 난 뒤에는 몸이 후끈 달아오르곤 했다. 긴토키는 그것을 '느꼈다'라고 표현하며 비웃곤-히지카타 기준에서- 했지만, 히지카타는 그것을 절대 인정할 수 없었다. 창피해서라고! 몇 번을 피력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의견은 이제 내세우기도 지쳤다. 아무래도 더운 날씨에 딱 달라붙어서 입술을 맞대고 타액에 젖은 붉은 살덩이를 섞고 있는 둘 사이에서는 여름의 뜨거운 공기도 진저리를 칠 것 같았다. 어느새 히지카타의 얼굴엔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더운 공기는 코 안으로 들어가는 것 조차 거부하여 시간이 길어지면 어쩔 수 없이 숨이 찼다. 입술 사이로 새기 시작한 타액이 목 아래까지 흘러내려가 찝찝한 기분에 히지카타는 이젠 안된다는 의견을 가득 담아 고개를 내리졌자 여린 볼 안쪽을 핥아대던 긴토키는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며 금세 떨어져나갔다. 몇 번을 입을 맞추어도 긴토키의 테크닉은 익숙해지기가 어려웠다.

" 거 참, 이런거 가지고 헐떡대니 오오구시군은 체력 단련 좀 하셔야겠어요~."

" 누, 누가…, 헉, 오오구시, 군 이야…. 하아.."

손바닥으로 땅을 지탱해 간신히 상체만 일으킨 채로 히지카타는 다른 손으로 자신의 코와 입을 막고는 천천히 숨을 골랐다. 긴토키의 말마따나 그는 전혀 타격이 없어 보이는데 자신만 이렇게 헐떡이는 것은 문제가 있어보였다. 조금 더 운동을 해서 이런거론 끄떡도 안할 거라고 다짐한 히지카타는 일단 내일 당장 운동장 8바퀴부터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키스를 마친 긴토키는 평소보다 느슨해진 감이 있었다. 서로의 눈치를 살피다 빈틈을 찾아 공격해야 하는 검도의 탓인지는 몰라도 히지카타는 그런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어서, 오늘에야 말로 꼭 물어보겠다고 다짐한 그 물음을 입에 담았다.

" 긴토키. 나…. 하아, 질문이 있는데."

" 엉? 뭔데?"

" 저 무덤 말이야. 누구 꺼야? "

네 꺼? 튀어나올 뻔 한 물음을 간신히 집어삼킨 히지카타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본 순간, 굳어있는 그의 표정은 온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차가웠다. 원래 이런 사람이었던 것 마냥, 긴토키의 얼굴과 그 주변 공기는 너무나도 무서운 형태를 띄고 있었다.

…생님. 응? …우리 선생님, 무덤. 긴토키의 얼굴이 우는 것인지, 화난 것인지 모르게 잔뜩 찌푸려졌다.

히지카타는 그 뒤, 내쫓기듯 거기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긴토키는 그를 잡지 않았고, 오히려 나가라는 듯한 태도로 그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었다. 무덤에 대한 것을 물어보는 것이 아니었나. 찝찝한 기분에 히지카타는 하루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다. 저녁으로 마요네즈를 산처럼 뿌려놓고 먹어도, 야식으로 마요네즈를 산처럼 뿌려놓고 먹어도, 그 다음날 아침으로 마요네즈를 산처럼 뿌려놓고 먹을 때까지. 학교에서 점심으로 마요네즈를 산처럼 뿌려먹으며, 히지카타는 오늘 가서 사과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척 소중히 여기던 선생님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무덤을 지켜온 것이겠지. 아무것도 묻지 않는 것이 답이었을 텐데. 아무런 생각 없이 물음을 입에 담아버린 자신을 원망하여 히지카타는 산같은 마요네즈를 먹기 시작했다. 토나올 것 같은데요. 개 밥은 나가서 먹어주시죠. 시끄러, 소우고.

여느때와 다름없이 히지카타는 곤도와 오키타와 함께 하교를 했다. 오키타와 곤도와 헤어지고 난 다음에 몰래 눈치를 보며 평소같이 무덤으로 향할 생각이었는데, 그것을 막는 뒷모습이 하나 있었다. 항상 보던 꼬부랑 은발이 자신들의 앞을 걸어가고 있는 것이었다. 왠일로 까만 기모노가 아닌 하얀색을 입고 있는 그가 이상하긴 했지만, 일본에 저런 머리가 흔할리가 없었다. 히지카타는 저도 모르게 튀어가 그의 소매 끝을 잡았다. 히지카타 씨? 토시? -하고 약간의 배경음과 함께 자신을 향해 고개를 돌린 은발 사내는 당연하게도 긴토키였다. 무덤 근처에만 있어야 하는게 아니었구나. 저도 모르게 안도한 히지카타가 입을 연 순간,

" 긴토키? 여긴 어쩐일이야?"

" …어엉? 넌 누구?"

들려오는 목소리는, 매우 친숙하지만 그에게 자신은 모르는 사람이라는, 그런 의미를 담고 있었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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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리쿠
2013. 1. 17.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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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 17. 23:01

" 뭐야, 이거."

" 그거입니다."

" 그게 뭔데 ?"

히지카타는 지금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 비번인 날이지만 부지런한 그였기에 일찍 잠에서 깨버려, 이불위에서 담배한대를 뻑뻑 피워대고 있던 참이었는데, 갑자기 들어온 오키타가 히지카타의 입에 물려있는 담배를 빼서 꺼버리고, 자신의 품 가득히 무언가를 안겨준 것이다. 자신의 두 팔 아래 안겨있는 보드라운 천으로 둘러싸여진 무언가. 처음 건내받았을 때만해도 얌전하던 그것이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꼬물거린다. 점점 강도가 심해지는 꼬물거림을 이기지 못한 천이 스륵, 하고 흘러내리고 그 안에 있던것의 정체가 들어났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거쳐나가는 시기. 개구리로 치자면 개구리 알에서 막 깨어나온 꿈틀꿈틀한 흑갈색 점같은 올챙이랄까. 응, 바로 그것이다.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듯한 자그마한 아기.

" 네놈이 질러놨냐 ?"

" 그럴리가 있습니까 ? "

" 그럼 얜 누구야."

" 자세히 보세요."

정말 뭐야, 이자식. 오키타의 말에 히지카타는 마음속으로 욕짓거리를 내뱉으며 얌전히 고개를 떨구었다. 어라, 그러고보니 조금 낯익기도 하다. 뭐지 ? 이 낯익은 은발은 ? 요 반쯤 감겨인듯 힘풀린 생선같은 눈깔은 ? 응 ? 뭐야 ? 지금 정말 내가 생각하고있는 그것 ? 응. 역시나 그것이었다. 아무리봐도 지금 독자분들도 생각하고계실 긴토키 주니어였다. 아니, 그 주니어가 아니라. 남자의 제 3의 다리가 아니라. 그거면 여러므로 혐오스럽잖아요. 그런것이 천에 돌돌 감싸여 꼬물거린다니. 애초에 그런것을 떼어내면은 긴토키는 고자가 되잖아요. 긴토키가 고자가 되면은 이렇고 저런짓을 할수 없으니 무리. 아니, 애초에 주니어를 보고 그런것 ? 이라는 생각을 하는 분이 계시려나. 아니 지금 무슨 헛소리래. 아무튼.

아무튼 긴토키주니어였다. 반쯤밖에 뜨여있지 않은 자그마한 눈을 열심히 끔벅대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럼 그거냐 ? 긴토키자식의 올챙이로 만들어놓은거 ? 아니 이아기도 나름 올챙이긴 한데. 무튼 이녀석 다른 여자랑 붕가를 했단말이야 ? 이런 파렴치한 ! 그럼 왜 이 아기가 나한테 있는건데 ! 내가 낳지 않았다고 ! 긴토키자식이 낳았을리가 없잖아 !? 애초에 그녀석의 엄청난 올챙이를 받아낸건 나니까. 어라, 왠지 패배감이 드는데. 아냐아냐아냐 내가 무슨 올챙이를 받아내. 내가 무슨 개울도 아니고 개구리알따위 받아내고싶지 않다고.

" 그거 아닐까요 ? 천인들의 기계로 작아져버린.."

" ...무슨 젊어지는 샘물이라도 마셨다냐 ?"

아, 그래. 이건 긴토키라는 개구리의 옛날 모습인 올챙이구나. 랄까, 난 왜 아까부터 올챙이올챙이 거리는거야 ? 아무튼 품속의 아기는 오키타의 말에 따르면 긴토키였다. 그래서 긴토키와 똑같이 생겼구나. 다행히도 긴토키자식이 다른 여자와 붕가뜬게 아니었구나. 아니, 다행이라는 생각은 왜 드는거지 ? 별로 그렇게 여길 것 없는데 말이지. 품 속의 아기는 있는곳이 불편한지 열심히도 몸을 꼬물거렸다. 마치 X이라도 씹은것 같은 표정을 하고 몸을 꿈틀꿈틀. 입술을 잔뜩 삐죽이며 편안한 자세를 만들려 노력하는 녀석을 다시 고쳐안았다. 한쪽 팔로 밑을 받혀주고, 나머지 팔로 고개를 받혀주니 이제야 괜찮아진듯, 무슨 노인이 온천에 들어가 ' 아이고.. 살것같다. 이렇게 편안히 죽으면 얼마나 좋을꼬..' 하는 소리를 늘어놓으며 짓는 표정같은 것을 지어보였다. 아무래도 반쯤밖에 뜨여있지 않은 눈이 더 작아진것 같다. 너말야, 아기 주제에 건방지다고.

그러더니 천속에 고이 모셔있는 팔을 천천히 들어올린다. 아기답게 통통히 살이 올라있는 팔뚝이 마치 곰인형의 팔같이 자그마했다. 아직 밖에 몇번 나갈 기회조차 없었던 것인지 태양의 안좋은 자외선을 몇번 맞지 않은 팔뚝은 정말 우유같이 새하얬다. 들어올려진 팔이 히지카타를 향해 수직으로 뻗어올려졌다. 그리고 그 끝에, 마치 가지의 끝부근의 열매처름 달려있는 정말 자그마한 손이 히지카타를 보고있었다. 정말 움직일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작은 손이 정말 오물오물 움직인다. 너무나도 작아서 손가락 마디마디조차 보이지 않는 뭉툭한 손이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는것을 반복한다. 마치 무언가를 쥐어달라는 움직임 같아서 히지카타는 저도 모르게 그 자그마한것에 자신의 손가락을 올렸다. 아, 고개가 뒤로 획 젖혀지지 않도록 자세를 고친것은 당연하다.

그러자 그 자그마한 손가락들이 자신의 그 손가락을 잡아챘다. 식인식물이 파리를 잡으려 입구를 막듯이 빠르게 조여든 손가락의 악력은, 아기의 그것이라고 말할 수 없을만큼 강했다. 그렇지만,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아기는 아기. 깜짝 놀란 히지카타가 손가락을 빼내려 뒤로 무르자, 금새 놓쳐버린다. 이에 아기의 눈망울에 눈물이 맺힌다. 아우우우, 하는 자그마한 울음섞인 소리를 내며 울듯말듯 입술을 오물거리며 훌쩍훌쩍 거리는 아기의 보챔에, 당황해버린 히지카타가 다시 손가락을 내어준다. 그 손가락을 다시 잡은 아기가 고인 눈물을 다 없애버리고는 베시시.

" 아무튼 그겁니다. 그럼."

" 글쎄, 그게 뭐냐니까 ? 넌 왜 가려고 하는건데 ? 이봐, 이 아기는 ? 어이, 소우고 ? 소우고 !???????"

히지카타와 아기의 아기자기한 행동을 보며 오키타는 횅하고 나가버렸다. 재빠르게 열렸다 재빠르게 닫히는 문의 아가리를 향해 히지카타가 있는힘껏 소리를 질러보았지만, 오키타는 이런다고 다시 돌아올 위인이 아니었다. 방 안에는 히지카타와 아기만이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응, 아기라고 하기 좀 그러니까 긴토키라고 해야겠다. 어른긴토키가 아니라는것을 염두해놓도록 하자. 어? 아니다. 역시 긴토키하면 어른긴토키니까 아기긴토키라고 표현하겠다. 무튼 히지카타의 손가락을 쥐고 히지카타의 텐션높은 샤우팅을 들은 아기긴토키는 그런 히지카타를 보며 상황을 이해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지만 꺄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그 웃음소리에 다시 아기쪽으로 시선을 떨군 히지카타가 어쩔수 없다는듯이 한숨지었다. 아아, 왜 이렇게 되어버린 거냐고. 넌 왜 아기가 되어버린거냐고. 난 왜 그런 너를 데리고 있는거냐고. 왜 당장 쫓아나가서 다시 오키타에게 돌려주지 않는거냐고. 이 아기가 너라는것을 알자마자 왜이렇게 편안해 지는거냐고. 그냥 아기일 뿐인데. 쳇이다, 증말. 너도 쳇이고, 이 아기도 쳇이고, 이 상황을 만든 오키타도 쳇이고, 나도 쳇이다. 쳇쳇쳇쳇 히지카타 삐지꼬에염, 뿌우...... 가 아니라.

" 이 꼬맹아. 아기야. 아가야. 애기야. 정말 긴토키냐? 응 ? 네 정체가 뭐야. 정말 젊어지는 샘물을 마신거냐 ?"

" 우으으"

" 우으으, 가 아니잖아. 응 ? 대답해봐. 어 ? 대답못하나 ?"

" 하우우우"

.......할리가 없지. 히지카타는 지금까지 한 자신의 뻘짓이 바보같았다. 그래 애긴데 무슨말을 하리오. 그렇게 계속 안고있다보니, 아무리 아기라도 몸무게가 나가서, 팔이 조금씩 저려오는것 같아, 이불위로 내려놓았다. 혹시 아기의 성질을 건드릴까 조심히. 누구보다도 민감한것이 아기니까, 언제 눈물을 터트릴 지 모르므로 조심히 행동해야 했다. 그러나 그런 히지카타의 생각과는 다르게, 이 아기긴토키는 아기답지않게 어른스러웠다. 그래봤자 아기이므로 얼마나 어른스럽겠냐만은.

이불위로 조심히 놓여진 아기긴토키가 여전히 잡고있는 히지카타의 손가락을, 이번에는 두 손으로 쥐었다. 너무나도 작은 손이라, 히지카타의 검지손가락 하나를 두 손으로 쥐어도 남는곳이 더 많을 정도였다. 히지카타는 그저 할짓이 없어 아기긴토키가 하는짓을 바라보았다. 애기를 데리고 밖으로 나갈 수도 없고, 애기가 손가락을 잡고있는이상 다른 어떤것도 할 것이 없었다. 그렇게 두 손으로 히지카타의 손가락을 소중한것을 다루듯이 가득 잡고있던 아기긴토키가 그것을 입으로 가져갔다. 붉은 자그마한 입술이 조심스레 열리며 작은 구멍을 하나 만들어냈다.

그것은 히지카타의 검지손가락이 간신히 들어갈만큼 작았다. 그래도 아기긴토키는 그 자그마한 입에 히지카타의 손가락을 집어넣고는 쪽쪽 빨기 시작했다. 배가 고픈것일까. 무언가를 주어야하나, 하고 생각한 히지카타가 부엌에라도 나가볼 생각으로 아기긴토키에게 들려있던 손가락을 빼고 일어났다. 그러자 아기긴토키가 빼액, 울어댄다. 다시 주저앉아 손가락을 내어주자, 다시 그것을 집어들더니 입속으로 가져간다. 아참, 그러고보니 나, 오늘 손 안씻었는데. 노폐물이라던가, 아기에게 안좋은 세균이 잔뜩잔뜩 우글우글할텐데. 괜찮으려나.

히지카타는 하는수 없이 아기긴토키에게 손가락을 물려준채로 안아들었다. 아니, 안아들려 했다. 히지카타가 긴토키의 몸을 받혀 안아들자마자, 자신의 몸이 공중에 붕 뜨는 느낌이 맘에 안든건지 그저 누워있던거 싶은건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징징댄다. 얌전하다고 해도 아기인 것인가. 다시 내려놓자 징징거리던것이 뚝. 너말야, 혹시 나 놀리려는거냐 ? 응 ? 그래도 아기에게 화를 낼 수 없으므로 히지카타는 침묵. 여전히 물려있는 손가락에 무언가를 줘야할것만 같아서 근처에 널부러져있는 마요네즈를 집어들었다. 어제 자기전까지 먹다가 놔둔거라, 방바닥의 열기에 조금 따듯했다.

차가운것은 아기에게 먹이면 안된다지. 따듯한 그것에 안심한 히지카타가 한손으로 뚜껑을 열어 손가락에 조금 발랐다. 이거, 애기가 먹어도 되려나 ? 음, 부들부들 하니까 괜찮을지도. 애초에 마요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음식이니까. 아, 참고로 내가 제일 좋아한다. 마요를 좋아하는 이 마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어. 마요마요. 마요마요마요. 그니까 아기긴토키도 마요를 좋아할꺼야마요. 먹어주길바래마요 !

그러나 그런 히지카타의 마음은 무산되었다. 자신에게로 가까이 다가온 히지카타의 손에 뭍어있는 물질에, 아기긴토키가 조금의 호기심을 가지고 그것의 냄새를 맡아보다 바로 고개를 돌려버린것이다. 이에 상처받은 히지카타가 흑흑, 하며 손가락에 묻어있는 마요를 빨았다. 이 맛난걸 안먹다니.... 응 그거다. 이 아기는 지금 배가 부른거야. 그러니까 이 맛있는 마요도 안먹지. 그렇지, 아가야 ? 아기는 대답이 없었다. 그렇지, 마요야 ? 마요도 역시 대답이 없었다. 나 씹혔구나.

히지카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아기긴토키는 어느새 히지카타의 손가락을 쭈쭈, 빨며 졸고있었다. 깜박깜박 거리는 눈동자의 움직임이 천천히 느려지다, 이내 감겨버린다. 그 모습을 본 히지카타가 역시 아기는 정말 인형같다고 느꼈다. 저 조그마한 것들이 어찌 움직이는지 신기할 다름이었다. 아기는 자버렸고. 내 손가락은 아직도 아기의 입속에 있고. 이걸 빼내면 깨겠지 ? 아기는 많이 자야한다는데. 하는수 없이 히지카타는 아기긴토키의 옆에 누웠다. 그리고 조심히 아기의 얼굴을 살피었다.

그래, 너의 어린모습이구나. 이게 너라고 생각을 하니까, 무진장 음.. 음... 응. 그렇다. 보기가 음. 응. 더 이상 말을 하면 손발이 오글오글 오그라들어 불판위의 오징어같이 쪼그라들것 같음으로 안하겠다. 무튼 너구나. 어째서 작아져 버린걸까, 너. 이 모습도 괜찮긴 하지만, 난 역시 원래대로의 너가. 말도 통하고. 나와 대화도 하고. 나를 항상 보고싶어서 전전긍긍하는. 내가 바빠서 조금이라도 보지 못하면 꿈에서 까지 내가 나온다며 툴툴대는 네가. 언제나 휘적휘적 걸어와서 나를 끌어안는 네가. 가끔 야한짓도 하는 네가. 그런 네가, 더이상은 볼 수 없는 걸까 ? 넌 언제쯤에야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이냐.

항상 보는 꼬불꼬불 엉켜있는, 아침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은색 머리칼. 아기답게 긴 은색의 속눈썹. 통통한 볼살. 그래. 응 참 귀엽구나. 히지카타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고 관찰하고 있었다. 얌전히 감긴 눈. 동그란 콧방울. 아기라 그런지 살짝 붉은듯한 볼. 그리고 작은 입술. 언제인지 모르게 내 손가락을 뱉어내었구나. 그래도 여전히 두손으로 붙들고 있고. 아무튼, 이 입술이 너의 것이지. 항상 내게 입맞춰오던 그것. 이제는, 그렇게 입맞춤받을수 없나 ? 언제와, 긴토키. 히지카타는 조심스레 아기긴토키를 향해 입술을 떨구었다. 그 작은 입술과 맞닫고, 아기다운 보드라움을 잠시 느끼다 금새 떼어내었다. 나, 지금 뭐하는거냐. 자는 아기한테.

역시나 바보같다고 느끼며 히지카타는 다시 몸을 뉘었다. 그리고 아기긴토키를 품으로 끌어들여 가득 안았다. 아기답게 자신보다 더 높은 체온이 노곤노곤 깨었던 잠을 다시 불러들였다. 이에, 아까의 아기긴토키처럼 히지카타의 눈도 점점 감긴다. 그리고, 히지카타 역시 다시 잠들어버렸다.

-

" 오쿠지군 !!!!!!!!!!!!!!!!!!!!!"

쿠당탕 탁탁탁 드르륵 버럭 ! 시끄러운 소리에 히지카타의 눈이 번쩍 뜨였다. 아기는 민감하다지만, 이 아기는 아닌듯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듯 했다. 응 ? 잠깐. 그 소리 긴토키 아니었어 ? 어라, 이 아기도 긴토킨데 ? 응 ??? 히지카타는 고개를 들어 자신의 방 안으로 들어온 이를 확인했다. 역시나 긴토키. 옆에서 자고있는 애기도 긴토키. 모다모다 ? 벙찐 히지카타에게로 다가와 그 어깨를 움켜진 긴토키가 여전히 버럭버럭 소리질렀다.

" 오쿠지군 어떻게 이럴수가 있어 !? 내가 아닌 다른 남자와 동침을 하다니 ! 이럴수는 없어 !"

" 이 아기가 남자냐 !? 애초에 이건 너잖아 ! 그리고 조용히 해 ! 아기 깨겠어 !"

" 지금 이 긴상보다 다른남자가 더 중요하다 이거야 !? 브로큰 하트하겠어 !"

얌전했던 아기보다 더 찡찡대는 어른의 찡찡거림을 받아내며 히지카타는 긴토키의 등을 두드리며 닥쳐. 했다.

나중에 말을 들어보니, 오키타의 말은 구라란다. 너는 나의 함정에 걸려들었어 ! 함정카드 발동 ! 우하하하 ! 였던 것이다. 오키타에게 낚여버린것이다. 파닥파닥 파닥닥ㄷ가더;배서ㅏ;;ㅓ입허 머라구 !?!!?!!!!!!!!!!! 그럼 머야, 디스 베이비 노 긴토키 ? 나우 쳐들어온 긴토키 이즈 레알 긴토키 ? 베이비 이즈 낫 ?????????????????????????????? 뜨헐 ? 우띠, 아기한테 베푼 애정 돌려내 !

.................뭐, 돌아오지 않는게 아니라서 조금. 아주 조금. 응. 엄청 쪼오오오오오오오오금. 음음. 다행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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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리쿠
2013. 1. 17. 23:00
시계바늘은 어느새 새벽 3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가로등조차 없어 칠흙같이 어두운 밤의 거리를 비틀거리며 걷고있던 검은 양복의 그는 어둠과 하나가 된듯 자연스러웠다. 그는 술이라도 한잔 한건지 짙은 알코올 향기를 품에 안고 흐릿한 눈을 반쯤 뜨고있었다. 후우ㅡ.. 하고 내쉬어지는 한숨은 아직 추운 기운이 감도는 공기안을 하얗게 물들였다. 순간 차가운 바람이 그의 피부를 스쳐지나갔다. 움찔, 하고 떨리는 몸에 오른쪽손으로 왼쪽팔을 슥슥 문대던 그는 긴장한듯 굳는 얼굴로 주위를 살핀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볼의 안쪽살을 이로 잘근잘근 씹으며 발걸음을 빨리했다.

점점 빨라지는 발걸음 소리가 조용한 거리안을 울렸다. 순간 뒤에서 들려오는 하나 더의 발걸음 소리. 순간 풍겨지는 피비릿내. 달리던 이의 눈동자가 크게 뜨여졌다. 멈칫, 하고 달리던 다리가 멈추었다. 새하얀 얼굴에 식은땀 한방울이 흘러내렸다. 두근거리는 심장소리가 자신의 귓가를 울렸다. 바들바들 떨리는 몸을 간신히 가누며 다리를 움직였다. 슈트 안쪽에 넣어놓은 권총을 손끝으로 느끼며 발걸음을 옮겼다. 제발, 이 피비린내의 주인이 '그' 가 아니기를.

그가 빠른건지, 자신이 느린건지는 모르겠지만 또하나의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점점 짙어지는 비릿내. 알코올기운에 어질어질거리는 머리가 더욱더 아파옴을 느끼며 흐읍, 하고 숨을 드리켰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은척 주머니속의 담배곽을 꺼내어 얇고 사각거리는 담배를 집어들었다. 걸음을 멈추고 뒤의 사람을 확인하기 위해 옆쪽으로 비켜선 후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하얗게 퍼지는 연기. 폐안을 가득 채우는 맵고 쓴 느낌의 연기를 뱉어내기 위해 손을 들어 담배를 입에서 뗀 후 입안 가득한 하얀색을 내어놓고는 다시 입으로 가져가려 손을 들어 입에 담배를 무는데, 순간 그 손에 커다란 손바닥이 겹쳐진다. 소스라치게 놀라며 재빠르게 손을 뿌리치고는 눈을 꽈악 감고 앞으로 달려나갔다.

몇걸음 앞으로 갔을까, 푹신한 무언가에 얼굴을 부딭쳤다. 더 강렬해진 피내음내. 눈을 뜨자 보이는 흰 와이셔츠에 뭍어있는 빨간색. 자신의 턱을 감싸는 차가운 손바닥. 서서히 올려지는 고개. 익숙한 턱선과 숨소리에 눈을 감아버렸다. 부드럽게 맞추어지는 입술선. 역시나 익숙한 느낌. 아랫입술을 까끌하게 핥는 혀와 자신의 허리를 감싸는 팔. 미끄러지듯 자신의 입안에 파고드는 혀가 자신의 굳어버린 혀를 감싸고 따듯한 타액이 끈적이며 자신의 입안으로 흘러들어왔다. 손을 자신의 슈트안으로 넣어 권총을 집어 들었다. 재빨리 안전장치를 풀고 그의 심장을 향하여ㅡ

허억, 헉. 빠르게 숨을 내쉬며 차의 문 손잡이를 잡았다. 술에 취한터라 대리운전을 불러 집까지 갈 생각이었으나, 이미 술은 다 깬지 오래. 어서 도망가야겠다는 생각만이 들 뿐이다. 새빨간 피가 번져나가는 바닥에 가지런히 놓여있던 긴 다리. 그것을 보자마자 죽어라 뛰었었다. 혹시 모르는 마음에 자신이 뛰쳐나온 골목을 쳐다보자 안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재빨리 차 안으로 들어가 시동을 걸며 골목을 살피었으나, 그 안에서 나온 사람은 자신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처음보는 회사원. 혹시 '그'가 저 사람에게도 보였을까. 내가 총으로 '그'를 쏜것을 보고있었을까. 그러나 별로 그런 눈치는 아닌것 같아 한숨을 내쉬며 지나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순간, 눈이 마주치고, 소름이 돋아왔다. 검은눈 검은눈 검은눈......... 붉은눈 붉은눈 붉은눈붉은눈 붉은눈 붉은눈 붉은눈 붉은눈 새빨간 눈

또다시 떨려오는 다리를 간신히 움직여 엑셀을 밟았다. 서서히 움직이는 차가 갑자기 무겁다. 그것을 느낀 순간 바로 뒤에서 바삭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 차에는 나 혼자일텐데. 엑셀에서 발을 떼는 동시에 목덜미에 머리칼이 찌르는 따가운 느낌이 들었다. 눈앞에 어른거리는 은발. 자신의 어깨를 잡는 팔. 앞으로 넘어오는 몸. 중간이 동그랗게 뚫린 셔츠. 서서히 드리워지는 그림자. 목덜미를 핥는 혀의 느낌. 이윽고 깨물어지는 느낌과 동시에 자신의 버클을 잡는 손길. 분명 죽었을텐데. 어째서, 어째서. 숨이 턱 막히고 온 몸이 힘이 들어가 뻣뻣해지자 목덜미에 숙여 키스하던 입술이 귓가로 올라온다.

" 힘 빼. 긴장하지 마."

귓가를 울리는 마성의 목소리. 순간 몸에 힘이 쫙 빠지며 나른해져왔다. 허리선을 쓸며 내려가는 익숙한 손길. 싫어, 하고 웅얼거리자 응응 알았어, 하고 자신을 달래는 목소리가 무섭다. 왜 아직 살아있는거야. 언제까지 나를 따라다닐꺼야. 내가 처음부터 너를 처리하기 위해 다가간게 그렇게 원한이었나. 수십번, 수백번을 죽여도 자신을 쫓아다니며 괴롭히는 너. 점점 달아오르는 몸에 저항하려 고개를 저었다.

제발, 그만해.

피해망상 Part 3.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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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리쿠
2013. 1. 17. 22:25

" 선생, 언제부터 학교 쉬어?"

어쩐일인지 공부가 안된다며 집까지 쳐들어와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점프나 읽어대던 긴토키가 넌지시 물었다. 히지카타는 응? 하고 반문하며 긴토키를 바라보았다. 학교를 쉬다니. 갑자기 무슨 소리인지. 컴퓨터를 달깍이던 손의 움직임도 잠시 멈춘다. 그 다음의 대답을 기다리며 응시하자 누워있던 긴토키는 그자리에 벌떡 앉더니 읽고있던 점프를 닫고 내려놓는다. 항상 이녀석만 왔다가면 집안이 엉망이 된다니까. 좀 어질지좀 말란말이다, 요녀석아.

" 이제 곧 배가 더 불러올꺼고. 그럼 수업도 더이상 못할꺼아냐. 그리고 선생이란게 스트레스도 엄청 받는 직업이고. 아기한테 안좋아."

얼씨구. 꼴에 아빠라고. 하고 비웃어주며 히지카타는 의자에 등을 기대고 눕듯이 앉았다. 사실 창피해서 병원은 가보지 않았지만, 밥이나 먹을것의 냄새만 맡아도 구역질이나고, 배도 조금씩 나오고있고, 과일이 먹고싶고, 가끔 우울해지고. 하는 자신의 자그마한 모든 변화들이 임산부와 같은 현상이였다. 사실 인정할수는 없는 내용이지만 이 변화를 눈치챈것은 오히려 긴토키 쪽이라 그렇게 티가 많이났나ㅡ라는 기분에 더더욱 인정할수 밖에 없었다. -사실 자신도 조금은 알아채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남자가 임신이라니. 애는 어떻게 낳지? 제왕절개? 하며 혼자 자문자답도 해보았고, 밥맛은 없었지만 밥을 먹으려고 열심히 노력중이었고, 긴토키는 자기 나름대로 자신에게 먹을것을 -주로 당분- 사다준다던가, 힘든일을 해주던가 하며 도와주고 있었다.

" 만약 정말 임신이라 하면. 낳고 나면 돈이 더들어. 조금이라도 괜찮을때 벌어두어야지."

조금 우스갯소리로 내뱉은 말이었는데 긴토키의 표정은 진지하다. 저렇게 진지한 표정은 오랜만이라 할정도로. 역시 남자는 책임감이 강하다는 것인가. 그래도 자기 아이라고. 그래. 정말 임신이라면. 이렇게 농담말고 정말 임신이라면. 언젠가는 진지하게 생각해볼 문제였다. 녀석과 관계를 가졌던 기간을 손꼽아보면 약 3개월정도 된것같고. 그렇다 하면 아이도 3개월. 나타나는 현상도 임신 3개월. 정말 소름끼칠정도로 딱딱 맞아 떨어지기에. 손을 들어 배를 조금 쓸어보았다. 살짝 나온것같은 느낌이 드는것이 정말 이 안에 생명하나가 자라고 있지 않을까, 하는 물음을 안겨준다. 순간, 갑자기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녀석에게 임신 아니냐는 말을 듣고 난 후부터, 뭔가가 마음에 걸려 잠시 끈었던 담배가, 격하게 피우고 싶어졌다. 장난식으로 사귀고, 관계맺고, 하던일이 이렇게 진지하게 변화될줄을 누가 알았던가.

" 내가 알바라도 하지뭐. 선생도 어른이니까 모아둔 돈은 조금이라도 있을것 아냐."

결국 그거냐. 그래도 알바는 안돼. 싫은데? 선생도 일하는것 안돼. 누가 멋대로 이래라 저래라야? 그럼 선생은 왜 멋대로 이래라 저래라야? 선생이 우리 엄마야? - 하며 투탁투탁. 퉁명스러운듯 하지만 분명 안에 애정이 담겨있음이 강하게 느껴지는 말투라 다정하다.

" ‥애인이잖아."

-풉.

콜록이며 뭐? 뭐? 하고 묻는 긴토키의 말에 히지카타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다. 아무말도 안했어! 누가 무슨말을 했다고!! 하며 부정하는데 뭐가좋은지 생글생글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히지카타에게 다가간다. 뭐뭐 거리며 신나게 노려보는 히지카타의 눈빛을 스킵, 뒤로 돌아가 와락 껴안는다. 잠시 놓으라며 반항하던 히지카타도 금방 잠잠해진다. 백허그의 느낌이 좋아서 일까. 좀더 뒤로 파고들며 고개를 살짝 위로 올린다. 기다렸듯이 맞추어오는 입술. 혀도 넣지 않고 그저 가만히 맞대고 있을 뿐이었지만 기분 좋은듯 살짝 미소가 걸린다. 여운이라도 남기려는지 금방 떨어지고는 여전히 그 사람좋은 미소만 짓는다.

" 걱정마. 내가 만든 애니까. 내가 책임질께."

퍽이나 그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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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리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