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 17. 23:35

긴토키가 시즈오에게 보내는 키워드 : 동그랗게 뜬 눈, 바보야, 사탕 http://kr.shindanmaker.com/215124

긴토키에게 쇼요선생님을 만나지 않은 어린 시절은 별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과거였다. 남들에게는 다 있는 부모님도 없었고, 심지어 집도 생활할 공간도, 아무것도 없었다. 사회의 흐름을 따라 검을 배웠고, 그 검으로 사람을 베어 의식주 모두를 해결했다. 마을에 자신에 대한 어떤 소문이 퍼지던지 상관없었다. 어린 나이었기에 남들보다는 자신이 더 우선시였고, 애초에 생명이 귀중하다는 것을 알려줄 부모조차 없었다. 그렇기에, 이런 아이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아이는 놀이터에서 혼자 그네를 타고 있었다. 땅을 내려다보고 자신의 신발로 파해쳐지는 모래를 내려다보며 천천히 몸을 흔들고 있는 소년의 얼굴에는 반찬고로 가득했고, 그네를 잡고 있는 손가락도 다쳤는지 붕대로 둘둘 싸고 있었다. 처음, 자신에게 손을 내민 쇼요선생님을 따라가 치료라는 것을 받았을 때의 자신도 이런 모양새였다. 잔뜩 찌푸리고 있는 얼굴이 무언가의 불만감을 가득 안고 있었다. 긴토키는 타고 있던 스쿠터에서 내려 아이에게 다가갔다. 초등학생정도로 보이는, 크지도, 왜소하지도 않은 보통 체구의 소년이었다.


“ 어이, 꼬맹아. 이렇게 늦은 시간에 꼬맹이가 밖을 나다니면 못써요. 아저씨와 다른 못~된 아저씨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 긴상은 이 세상의 어떤 아저씨보다 착한 아저씨지만 말이지! 그러니까 이렇게 충고도 해주는 거라구. 알았냐? 아님 뭐야, 엄마라도 기다리고 있는건가? 그렇다면 할 말이 없는데 말이지~ 어머니께 일찍 오시라고 전화라도 하는 게 좋지 않겠어? 긴상이 지갑은 텅텅 비었지만 핸드폰 정도는 가지고 있거든. 어~이, 듣고 있냐, 꼬맹이?”


갑자기 다가와 길게 말을 늘어놓는 긴토키를 소년이 고개를 들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이가 대답 없이 그저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었기에 무안해진 긴토키는 손을 뻗어 아이의 눈 앞에서 저으며 아이를 불렀지만 아이는 입을 꾹 다물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무섭게 생겼나?- 까지 생각이 미친 긴토키가 어쩌지, 하며 뒷머리를 긁적거리다 갑자기 생각이 났다는 듯이 빠르게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곧 아이에게 내밀어진 커다란 손에 놓여있는 것은 자그마한 사탕이었다.


“ 단 것을 사랑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명언이 있지! 아저씨는 세상에 당분을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거든! 그렇게 아무런 말도 안하고 있으면 아저씨가 매우 무안한데 말 좀 해보련? 바-보! 바보야! 말 없는 바보야!”


하고 어떻게든 말을 걸어보려 하여도 아이는 말이 없었다. 딸기맛인가!? 딸기맛이 문제인가!? 딸기맛을 싫어하는 아이였던 것인가!? 하지만 긴상에게는 딸기맛 외의 사탕은 없는 걸! 이것도 오늘 의뢰인의 집에서 슬쩍 가져온…, 이 아니라 빌려온 유일한 사탕인데!! 으아~ 답답해!! 누가 와서 이 어색함 좀 어떻게 해봐!! 200엔 줄께!! 앗, 그것 보다는 차라리 200엔으로 다른 맛 사탕을 사주는 게 나으려나!? 그래서 이 꼬맹이는 어느 파!? 포도!? 사과!? 이 아저씨는 딸기파입니다!!

“ 엄마가 모르는 사람이 주는 과자는 마음대로 받지 말라고 했는데.”


“ 그게 문제였냐!!!!!”

있는 힘껏 소리 지르는 것으로 대화를 미친 긴토키가 진이 다 빠졌는지 헉헉거렸다. 한참을 헉헉거리고 나자 아이가 그네에서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반바지 밑으로 보이는 무릎 또한 반창고로 덮혀있었기에 그것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자 아이가 자신에게 손을 내밀었다. 줘. 작게 웃으며 자신에게로 뻗어진 자그마한 손에 사탕을 올려주자 아이는 바로 그것을 까서 입에 넣었다. 안 받는다며? 아이는 대답없이 입에서 사탕을 굴릴 뿐이었다.

Posted by 하리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