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6. 4. 02:19

- 케스 in 듀라쁘띠 온리에 내고 싶었지만 펑크가 난 원고를 앞부분만 잘라왔습니다

 

 

 

 

 

 

 

 

 헤이와지마 시즈오의 일터는 골목 구석, 조용한 곳에 있었다. 시즈오(静雄)라는 그의 이름에 걸맞는 곳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 자체도 시끄러운 곳은 싫어했기 때문에 이곳에서 일하는 것을 마음에 들어 하는 듯 했다. 무엇보다 상사가 자신을 아는 사람이다, 라는 것이 제일 큰 이유겠지만 말이다.

 

 

 

 오후 7시 즈음 천천히 출근을 하면 언제나 먼저 나와 글라스를 닦고 있던 자신의 상사, 다나카 톰이 보였다. 처음 그가 자신에게 출근해도 좋다고 말해주었을 때엔 누구보다 먼저 나와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어디에서 일해야 하나 막막한 상태인 저를 받아준 상대이기도 했고, 그 이전에 자신이 중학교를 다니던 때 동경하고 있던 선배이자 말썽쟁이였던 자신을 다룰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몇 시에 나오던 먼저 나와 있었다. 오픈보다 1시간 이른 7시에 나와도, 더 서둘러 6시에 나와도, 심지어 근처에 나올 일이 있어 잠깐 들렀을 때에 조차 그는 안에 있었다. 이쯤 되면 먼저 나오겠다는 생각이 헛된 것임을 알 수 있었기에 시즈오는 조용히 포기했다. 일을 시작한지 한 달쯤 되었을 때 마감작업을 하며 넌지시 말하니 톰은 껄껄 웃으면서 그랬냐, 하고 말했다. 사장인 내가 제일 먼저 나오는 게 당연하잖아. 덧붙이는 말에 시즈오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것은 반년도 더 된 이야기였다.

 

 시즈오가 출근을 하고 앞에 나와 바닥을 닦는다던지 테이블을 정리하는 등의 오픈준비를 하고 있으면 30분쯤 지나 바로나가 들어온다. 이 작은 바의 유일한 여자 직원인 바로나는 들어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벌써 단골까지 만들었다. 앳된 얼굴에 새하얀 피부, 들어올 곳은 들어가고 나올 곳은 나온 좋은 몸매에 잘 어울리는 예쁜 금발까지. 남자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는 충분히 가지고 있으니 당연했다.

 

 

“ 출근, 완료입니다.”

 

 

 …비록 말을 하는 것이 서투르긴 했어도 대부분 귀엽다고 넘어가는 듯 했다.

 

 여기까지가 시즈오의 평범한 오픈 전 루트였다. 오늘은 제발 조용히 넘어가기를 속으로 생각하며 시즈오는 가게 안쪽으로 들어갔다. 어짜피 항상 바텐더 복장을 하고 다니기 때문에 딱히 옷을 갈아입는다던가 하는 짓은 하지 않아도 되지만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거울을 보며 머리손질 같은 간단한 것은 매일 하고 있었다. 병아리색으로 염색된 안쪽에서 자라고 있는 검은 머리를 보며 슬슬 뿌리염색을 할 때가 되었나, 하고 생각하고 있을 무렵

 

 

“ 시즈오-.”

 

 

 하고 상사인 톰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가 자신을 부르기 전 어렴풋이 문에 매달려있던 작은 종이 울리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에 누군가 온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톰이 자신을 불러낼 상대는 딱 한 명밖에 없었다. 귀찮아 죽겠다고 생각하며 시즈오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상대는 자신이 귀찮아 할만한 인물이 맞았다. 미성년자 출입금지라고 문 앞에 분명 쓰여있것만 그것을 싸그리 무시하고 교복까지 예쁘게 챙겨 입고 온, 며칠 전부터 자신을 집요하게 쫓아다니며 괴롭히는 건방진 고등학생이었다.

 

 

“ 시즈~.”

 

 

 말하는 싸가지조차 건방지다. 시즈오는 누가 봐도 ‘귀찮다’라고 느낄법한 표정으로 뒷머리를 긁었다. 여긴 미성년자 출입 금지라고. 아직 오픈 전이잖아? 올 때마다 같은 레파토리였지만 시즈오는 항상 소년을 볼 때마다 똑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물론, 소년도 마찬가지였지만.

 

 

 소년의 이름은 오리하라 이자야. 자신의 말로는 학교에서 꽤나 유명하다고 했다. 시즈오 자신도 학교에 다닐 때엔 유명세를 날렸기에 아아, 그러냐. 하고 대충 답했다. 자신을 알고 있었는지 거리에서 뜬금없이 인사를 해온 것이 첫 만남이었다. 그런 식으로 시비 거는 사람도 많았지만, 시즈오는 원래 사람 얼굴을 잘 외우지 못했다. 그렇기에 누구지, 싶어서 한참을 고민하는데 그 동안 잘 부탁한다느니 생각보다 몸집이 작다느니 시즈라고 불러도 되냐느니 하는 실례되는 소리만 잔뜩 늘어놓다가, ‘시즈’라는 말에 욱한 시즈오가 노려보자 쌩하고 도망가고 말았다. 한 마디만 더 했으면 옆에 있는 표지판이라도 집어 던지려고 했것만 이따가 봐, 라는 이상한 소리만 하고 이자야는 뒤도 안돌아보고 가버리는 바람에 아쉽게도 실행하지 못했다.

 

 그것 때문에 기분이 안 좋은 상태에서 출근을 했을 때, 시즈오를 맞아준 것은 바로 그 소년이었다. 자신의 사장인 톰 씨와 얘기를 하고 있던 모양인지 그의 앞엔 작은 글라스가 있었다.

 

 

“ 오오, 시즈오. 네 손님이다.”

 

 

 톰 씨는 그렇게 말했다. -나중에 들은 것이지만 이자야는 자연스럽게 가게 안에 들어와서 시즈를 보러 왔다. 하며 아는 사람인양 굴었다고 했다.- 톰 씨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자야가 싱글싱글 웃으며 이름을 부르며 인사 해와서, 밖에 걸려있던 간판을 던질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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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리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