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 10. 22:49

- 손풀이 낙서'~'









 어울려, 이치죠우지 군. 입술을 손끝으로 쓰다듬으며 중얼거리는 타케루의 목소리에 켄은 조금 시선을 내렸다. 이물질이 묻은 것 같은 입술에 위화감이 있다. 음식물이 묻은 것 같기도, 아니면 무언가 더러운 것이 묻은 것 같기도 한 이상한 기분에 혀로 핥거나 무언가에 닦아내고 싶은 것을 꾸욱 눌러 참았다. 탁, 하고 들고 있던 것을 내려놓은 타케루가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짓는다. 바닥에 놓인 꽤나 고급스러워 보이는 립스틱을 한 번 바라보고 다시 시선을 돌렸다. 저 안에 들어있던 화장품은 색이 붉었다. 붉은 색에도 여러 가지 다양성이 있었던 것 같았지만 여자들의 화장품에 쓰이는 종류까지는 켄은 알지 못했다. 타카이시 군의 어머니 것이라고 했나. 언뜻 지나가다 마주친 적이 있는 그의 어머니의 기억나지 않는 입술을 조금 떠올려볼 뿐이었다. 이런 불편한 것을 여자들은 왜 바르고 다니는 것인지는 아직 어린 켄이 이해하기엔 어려웠다.


 켄의 입술을 어루만지던 타케루가 조금 힘을 주어 꾸욱 눌렀다. 손가락이 더러워질 텐데, 하는 짧은 걱정이 지나갔지만 켄은 굳이 입술을 열어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입술을 누르던 손가락이 입술의 선을 따라 움직이더니 결국 벗어나는 것이다. 입술에 묻어있던 붉은 것들이 번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가 하는 행위의 이유를 알 수 없어 얌전히 입을 다물고 눈을 맞추자 얼굴이 다가오는 것이다. 이것의 이유는 알 수 있었기에 켄은 타케루를 바라보고 있던 눈을 감았다.


 손끝으로 쓰다듬어지던 입술에 다른 것이 닿았다. 혀가 침투하기 쉽도록 입을 벌리면 체중이 가득 실어진 손바닥이 어깨에 닿는다. 힘을 주어 내리누르는 것에 굳이 저항하고 싶지 않아 몸을 뒤로 넘기자 등에 닿아온 침대 매트릭스가 넘실거렸다. 천천히 켄의 몸 위로 올라오는 타케루의 고개가 비틀어진다. 가득 막혀진 입 안으로 넘어오는 숨이 뜨겁다. 코로 들이쉬는 숨으론 충분치 않아 헐떡이며 타케루의 어깨를 꽈악 잡자 웃옷 안으로 급하게 손이 들어왔다. 달아오르는 몸을 가누기 어려워 바들바들 떨리는 다리를 그가 들어오기 쉽도록 간신히 조금 벌리자 입 안을 가득 메운 타액이 넘쳤다.



“ 타, 카이시….”



 입이 열려있는 채론 숨을 쉬는 것도, 입 안에서 흘러넘치는 타액을 삼키는 것도 버겁다. 힘이 들어가지 않는 손으로 어깨를 누르려 애썼지만 아무런 외력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셔츠를 끌어올리며 올라오는 손에 저도 모르게 달콤해지는 숨이 뇌까지 닿아 어지럽다고 생각한 순간, 타케루의 몸이 흠칫, 떨리더니 멀어졌다. 단번에 식어가는 공기가 어리둥절해 켄은 눈을 끔뻑거렸다.



“ …맛없어.”



 인상을 찌푸린 타케루가 혀를 손가락으로 쓸었다. 붉은 혀끝에 더 붉은 무언가가 묻어있다. 키스하다가 입술에 혀가 닿은 모양이었다. 급하게 키스하며 자신을 넘어뜨린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어린아이로 돌아간 얼굴에 켄은 조금 웃었다. 흘끗 바라본 타케루의 입술이 자신의 그것과 동일하게 붉었다. 이리저리 키스하는 동안 번졌지만 평소보다 붉은 입술이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손으로 혀에 묻은 립스틱을 닦아내는 타케루의 움직이는 붉은 입술선이 선명하다. 번진 붉은 자국들조차 섹시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예뻐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아, 이제야 타케루가 한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 눈앞에서 살랑거리는 붉은 입술의 맛을 알고 있었기에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키스하고 싶다.


 단숨에 몸을 세워 입술을 집어삼키자 조금 놀란 것 같던 타케루도 조금 웃으며 입을 열어주었다. 혀에 닿아오는 그의 입술은 그의 말대로 맛이 없다. 그럼에도 입술을 떼고 싶지 않아서, 솔직하게 위험한 기분이었다. 

Posted by 하리쿠